〔 한국의저울 〕

[한국의 저울 〕

한국에서는 언제부터 저울을 썼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BC1000년 무렵에는 청동제 무기·생활용품
·장식품들이 대량 생산되었으므로 그 재료인 구리·아연·철·은 등의 비율을 조정하기 위하여 그
무렵부터 저울이 쓰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 역 사 >

삼국시대 초기부터 중국식 척관법(尺貫法)에 따라 무게를 측정하였으며 백제에서는 도시부(都市部),
신라에서는 시전(市典)이라는 도량형제도 감독관청을 두었으나 저울을 부정하게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경상북도 경주시(慶州市) 성동동(城東洞)의 옛 절터에서 십이지상(十二支像)을 정교
하게 조각한 청동제 저울추가 발견되어 당시 저울의 모습을 엿볼 수있다. 고려시대에도 저울을
비롯한 도량형의 공정한 시행을 위하여 불량품 사용자에 대한 벌칙을 두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였고, 명종 때는 평두량도감(平斗量都監)을 두고 반드시 평미레(말에 곡식을 담고 그 위를
밀어서 고르는 데 쓰는 방망이)를 쓰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섬으로 귀양을 보내도록 한 사실로
미루어 저울의 속임수가 심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시대의 정약용(丁若鏞)도 《경세유표(1810)》
에서 <본사(本司)에서 해마다 저울과 자 1200개씩을 만들어 12성에 반포하고 그곳에서는 해마다
저울과 자 1만 개씩을 만들어 본사에 실어오며, 또 해마다 저울과 자 수만 개를 만들어 민간에 주고
모든 저울과 자 그리고 말에는 모두 도장과 표지가 있도록 하고, 개별적으로 만든 것은 사전(私錢)을
만든 것과 율(律)을 같이한다>는 도량형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았다. 현재 각 박물관에 소장된
저울이나 저울추는 재료·크기·형태가 서로 달라서 당시 저울의 제작·사용이 문란하였음을 보여준다.
1905년(고종 42)에는 대한제국 법률 제1호로 <도량형법>이 제정, 공포되었으나 일반에서는 이때의
것을 왜자·왜말·왜저울이라고 배척하며 <이것을 쓰면 장사가 안 된다>고 여겨서 대부분 눈대중으로
무게를 짐작하였다. 오늘날도 무·배추·파 등은 보통 저울에 달지 않고 포기·다발·개수 따위로 셈하는
것이 관행이다.

< 종 류 >

맞저울·대저울·앉은뱅이저울·약저울 등이 있다.
   ① 맞저울:천평칭(天平秤) 또는 천칭(天秤)이라고 한다. 조선시대까지도 널리 쓰지 않았고 단지
       귀금속·약재 등 가벼운 물체를 다는 데에만 쓰였다.
   ② 대저울: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을 달기 위한 것으로 농촌에서는 근래까지도 곡물가마 등의
       무게를 이 저울로 달았다.
   ③ 앉은뱅이저울:요즈음 시장이나 식품점에서 쓰는 것으로, 저울몸 위의 저울판에 물체를
       올려놓으면 바늘이 그 무게를 가리키는 저울이다.
   ④ 약저울:분칭(分秤)·약형(藥衡)·약칭(藥秤)이라고도 한다. 주로 약재를 달지만 금·은의 무게를
       다는 데도 쓰인다
   ⑤ 특수저울:무게를 액체의 압력으로 바꾸는 압력식저울, 전기식저울, 전자식저울, 과학실험용
       저울, 공업용저울, 컨베이어저울, 1/1억까지 무게를 측정하는 원격조정맞저울, 화물차 등
       부피가 큰 것의 무게를 다는 특수저울 등이 있다.

< 계 량 법 >

현재 한국의 모든 저울은 <계량법>에 따라 산업자원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의 판매자도 시·도 에 등록하여야 한다. 또 상거래나 증명용으로 쓰는 모든 저울은
국가의 검정을 받아야 하며. 동시에 시·도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정기검사에 합격하여야
한다.